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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화사의 관점에서 본 선물의 역사

차르 표트르 1세가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시동에게 수고했다며 금을 선물하려고 한 적이 있다. 이에 아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황제의 시동은 돈으로 된 선물은 받지 않습니다. 이는 황제의 명예를 위해서입니다." 이 말에 감명을 받은 표트르 1세는 장차 황제의 명예를 열심히 수호하라며 보검을 선물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의 궁정에서는 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중요한 계약을 위해서 네덜란드에서 파견된 대표단이 계약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자, 리슐리외는 대표단에게 왕으로부터 하사되는 이별선물로 보석을 받을지 은접시를 받을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당시 프랑스 궁궐에서는 떠나는 이에게 의례 둘 중 하나를 선물로 줬다). 프랑스에서 남겨진 기록에 의하면, 네덜란드의 대표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프랑스 쪽 기록이기 때문에 3인칭 시점이다).  "qu'il leur seroit plus commode de leur recevoir en lettres de change, pour en toucher la valeur a Amsterdam". "암스테르담에 돌아가 돈을 받아갈 수 있도록 수표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면 더 편리할 것이다". 이 재미있는 일화 (네덜란드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는 독일의 역사가 슈톨베르크-리링거(Stollberg-Rilinger)가 17-18세기 유럽 궁정의 선물 문화를 분석하는 텍스트 서두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그녀는 유럽 초기 근대의 상징 의례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자이기도한데, 이 텍스트에서는 상징 의례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선물 문화를 분석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 특히 첫 번째가 단순히 예의상의 겉치레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뒤, 작가는 그와 같은 인식의 배경에 숨어있는 '윤리적 경제 (moralische Ökonomie)'를 분석해 나간다....

Ein kleines Gedanke über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Die Weltgeschichte ist der Fortschritt im Bewusstsein der Freiheit". Wenn man Geschichte studiert oder ist interessiert an Geschichtsphilosophie, dann sollte man diesen Satz schon mal gehört haben. Hegel hat auf die Entstehung und Entwicklung neuzeitlicher Geschichtswissenschaft auf einer fundamentalen Ebene Einfluss genommen.  Sein Einfluss beschränkt sich aber keineswegs lediglich auf die oben zitierte These, sondern geht weit darüber hinaus; eigentümliche Epocheneinteilung, leitende Ideen in Geschichte sowie eine neue, einheitliche, ja systematische Perspektive, aus der heraus die Vergangenheit gedeutet werden kann,  war das Ergebnis seiner Geschichtsphilosophie. Gleichgültig wie sehr seine These kritisiert wurde - insbesondere zu jüngster Zeit - bleibt seine Spur auf Dauer.  Doch seine Philosophie ist nicht von ungefähr zustande gekommen. Der Ursprung seiner Geschichtsphilosophie lag schon im Werk von Augustinus, nämlich in "De Civitate Dei (vom Gottess...

마르크 블로크(Marc Bloch)의 Les Rois Thaumaturges가 지니는 사학사적 의의에 관하여

 마르크 블로크(Marc Bloch)의 Les Rois Thaumaturges(이하 『기적을 행하는 왕들』)은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로 하여금 일정한 낯설음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러한 낯설음은 이 책이 기존에 근대 역사학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소재, 곧 중세에 왕이 행했던 연주창(scrofula) 치료 기적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가 낯설음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책이 비단 그 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를 다루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소재의 성격에도 기인한다. 곧 왕이 연주창 환자들에게 손을 댐으로써 그들의 질병을 치료했다는, 현대인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일견 터무니없게 보이는 사건들의 역사를 저자가 다루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왕의 연주창 치료 기적을 다룬 저자의 이 책의 기본적인 구조와 함께 저자의 집필 동기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 이후에 이 책이...

시민이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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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글에서는 도시의 기억에 관해 다루었다. 그리고 도시의 기억이란 무엇보다도 도시를 거쳐간 시민에 대한 기억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오늘은 반대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것은 시민이 자신의 도시를 어떻게 기억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위에 있는 사진은 괴팅엔의 구시청사 앞에 있는 겐젤리젤로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볼거리가 부족한 괴팅엔에서 그나마 대표적인 볼거리로 꼽히는 대상이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바로 기억과 겐젤리젤에 관한 이야기이다. 겐젤리젤은 관광객의 볼거리기이도 하지만 여기 살고 있는 시민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괴팅엔의 번화가 중심에 놓여져 있어 시민들은 여가를 즐길 때 이 동상을 보게된다. 뿐만 아니라 이 동상과 관련된 하나의 의례가 행해지는데, 그것은 박사 학위를 받은 학생들이 이 동상에 키스를 한다는 것이다.  ​   이런 의례는 언뜻 봐서는 간단해 보인다. 졸업식날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이 행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괴팅엔이 인구 12만을 조금 넘는 대학도시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의례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괴팅엔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은 대학생들이다. 그리고 괴팅엔은 대학도시이다. 이 말은, 괴팅엔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 후에는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괴팅엔은 삶에 있어서의 최종 정착지가 아니다.  ​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학위를 받기가 어려운 독일에서, 그 중에서도 박사 학위를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의례가 지니는 의미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곧 이 도시를 떠나게 될 이들에게 이 도시에 관한 하나의 결정적 기억을 ...

도시에게도 기억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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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게도 기억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어떤 기억일까.   서양에서 오늘날 존재하는 도시의 뿌리는 중세에서 찾을 수 있다. 중세의 도시는 영주의 강한 지배력이 작용하는 농촌과는 달리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가져다준다(Stadtluft macht frei)"라는 서양의 격언은 도시와 자유로움의 긴밀한 결합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때의 자유가 오늘날의 자유와 반드시 동일한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특정한 개념들은 시간이 지나고 역사가 진행되면서 여러가지 중층적 의미, 곧 의미의 층들이 쌓이게 되는데, 자유에 대한 개념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늘날의 자유가 '~로부터의' 자유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자유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중세의 자유는 주로 전자를 의미했다. 그리고 이 때의 '~로부터의' 자유는 곧 영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했다. 도시는 영주의 속박이 없는, 다시 말해 비교적 동등한 권리를 가진 '시민'들의 모임이었다. 이런 점에서 도시는 시민들 사이의 관계 위에서 형성된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도시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도시의 형성에 근본적인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도시가 기억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도시가 겪었던 많은 사건들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시 공동체의 구성원이었던 시민 개개인에 대한 기억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도시가 시민들 사이의 관계 위에서 형성되었다면, 도시의 기억은 그 관계의 중추인 시민에 대한 기억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도시의 기억은 도시 안에서의 특정 공간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다. 기억이란 본래 어떤 공간 안에서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공간이 배제된 기억을...